외부 피드백, 내 아이디어를 객관화하는 가장 빠른 방법
설문 이후, 아이디어는 어떻게 바뀌었나?
앞선 글에서 우리는 타깃 소비자 이해를 위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완벽한 설문조사라고는 할 수 없었지만, 그 과정을 통해 지인 A의 시야는 확실히 넓어졌다. 약 2주쯤 지나서 지인 A가 연락을 해왔다.
"요즘 20·30대 직장인들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숏폼 콘텐츠를 보느라 자꾸 지각한대.
이런 사람들을 위한 솔루션이라면 바로 시작해볼 수 있지 않을까?"
흥미롭긴 했지만, 내 머릿속에는 몇 가지 질문이 떠올랐다.

아이디어 검증을 위해 던진 세 가지 질문
첫 번째로 떠오른 질문은, 과연 이 20~30대 직장인이 사업적으로 매력적인 고객층일까 하는 부분이었다. 보통 이 연령층은 지출 여력이 크지 않고 가격에 민감한 편이다. 만약 우리가 제공하려는 솔루션의 비용이 조금이라도 높다면 금방 부담을 느껴 포기할 가능성도 높아 보였다. 즉, 사업성 측면에서는 '돈이 되는 타겟'이 아닐 수 있다는 우려였다.

두 번째 질문은 그들이 겪는 문제의 심각성에 관한 것이었다. "숏폼 콘텐츠를 보느라 지각한다"는 문제가 과연 얼마나 심각하고 공감받을 수 있을지 확신이 들지 않았다. 독자나 투자자가 우리가 제시하는 문제에 대해 100%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객관적이고 설득력 있는 근거를 보여줘야 한다. 예를 들어, "20대 직장인의 73%가 아침마다 숏폼 콘텐츠를 15분 이상 시청한다" 같은 구체적 수치나, 실제 소비자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해 "아침마다 틱톡을 보느라 알람을 세 번 미루게 됩니다" 같은 생생한 사례를 제시하면 훨씬 공감과 설득력을 높일 수 있다.
마지막 질문은 조금 더 근본적인 고민이었다. 지인 A가 제시한 솔루션 아이디어는 여전히 구체적이지 않았다. "데이터를 활용해 추천하는 솔루션"이라고 했지만, 어떤 데이터를 어떻게 수집하고, 그 데이터와 추천 서비스가 정확히 어떤 연관성을 가지는지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았다. 이런 상태에서는 기술적 구현 가능성뿐 아니라 법적인 이슈까지 발생할 수 있어 리스크가 클 것으로 보였다.
나는 이 세 가지 질문을 메모해 지인 A에게 전달했고, 우선 하루 안에 간략히라도 답변을 정리해 보라는 작은 미션을 주었다.
외부 프로그램 피드백으로 아이디어 다듬기
지인 A는 더 이상 혼자 고민하기보다는 외부 전문가들의 객관적인 시각에서 피드백을 받아보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프라이머, 오렌지플래닛 등 여러 액셀러레이터의 예비창업 지원 프로그램에 지원해 보기로 했다.
나는 이 방식이 굉장히 좋다고 생각했다. 특히 두 가지 측면에서 그렇다.
첫 번째는 아이디어를 외부 사람들에게 설명하는 과정에서 지인 A 본인이 자연스럽게 자기 생각을 객관화하고 정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다양한 시각에서 피드백을 받으면서 혼자만의 생각에 갇히는 '블라인드 스팟'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내가 IR 자료나 제안서를 작성할 때도 가장 경계했던 부분이 바로 '나만의 생각에 갇히는 것'이었다. 독자나 투자자의 관점에서 생각하지 않고 내 주장만 강조하다 보면 결국 설득력이 떨어지는 자료가 나오기 쉽다. 그래서 나는 언제나 주변 동료들에게 자료를 보여주고 "의도한바가 잘 전달되는지, 스토리가 매력적으로 느껴지는지,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등을 피드백 받으며 개선했다.

지인 A는 첫 번째 도전으로 프라이머 스텔스 창업을 선택했지만, 아쉽게도 결과는 탈락이었다. 다만 우리의 목표는 프라이머 선정 그 자체가 아니었다. 우리는 이 결과를 오히려 다음 단계로 발전시키는 계기로 삼기로 했다.
✍️ 신청서 작성 전에 확인해야 할 5가지 체크리스트
외부 프로그램에 지원하기 전, 아래 다섯 가지 항목을 미리 점검해 두면 투자자나 멘토가 궁금해할 주요 질문을 줄여주거나, 질문들에 대하여 명확하게 답변할 수 있게 됩니다.
1. 문제 정의 한 줄 요약 : 100자 이내
2. 핵심 가설 3가지 : 숫자 포함
3. 타깃 고객 페르소나 : 연령, 직업, 지불의사 등
4. 초기 실험 결과 : 설문, 인터뷰 내용 요약
5. 향후 4주간 실행할 액션 플랜 : 베타 출시, 추가 인터뷰 등
아이디어의 명확한 정리 : '머릿속'에서 '문서'로
한편, 초기 팀원이 합류하면서 더 이상 지인 A의 머릿속에만 아이디어가 머물러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팀원들에게 아이디어를 명확하게 공유하려면 객관적이고 논리적인 문서화가 필수적이다. 또한 향후 정부 지원사업이나 투자 유치도 고려한다면 더욱 중요한 과정이었다.

무엇보다 아이디어를 글로 정리하면 지인 A의 아이디어가 더 현실적이고 명확해질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그래서 앞으로는 문서로 아이디어를 본격적으로 정리해 보기로 했다.
이후부터는 민감한 내용이 많아 사업 아이디어를 전부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대신 아이디어를 문서로 논리적으로 정리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우리가 채택한 문서 구조는 액셀러레이터들이 가장 많이 추천하는 템플릿이다. 글로벌 액셀러레이터들이 공통으로 사용하는 이 구조는 아이디어를 쉽고 명료하게 정리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구체적인 문서 구조와 작성법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본격적으로 다뤄보겠다.
비슷한 고민이 있으신가요? 댓글로 자유롭게 질문 주세요!
창업과 IR 자료 작성 관련 궁금한 부분이 있다면 15분 무료 미니 진단도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빠르게 답변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