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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엔비디아 직원들은 젠슨 황에게 '실패'를 보고할까?

sparkle3 2025. 11. 24. 12:47

(출처 : 스마트투데이)

젠슨 황이 직원 3만명의 이메일을 직접 읽는다고 하면 믿으시나요?

엔비디아 직원들은 2주마다 CEO에게 '5가지 업무 + 5가지 시장 관찰'을 담은 메일을 보냅니다. 그리고 젠슨은 그것들을 '정말로' 읽습니다. 시가총액 5조 달러를 넘보는 거대 기업의 CEO가 도대체 왜 이런 '비효율'을 선택했을까요?

최근 젠슨 황의 리더십 분석 영상을 보며, 저는 그 이유가 바로 '엔비디아라는 조직 그 자체'가 젠슨 황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이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오늘은 "왜 어떤 조직에서는 인재들이 무기력해져 떠나고, 엔비디아에서는 자신의 능력 그 이상을 발휘하는가?"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그리고 우리 같은 초기 스타트업이 이를 어떻게 현실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지 정리해 보았습니다.


 

지시하는 리더 vs 질문하는 리더

인재가 떠나는 조직의 가장 큰 특징은 리더가 '정답'을 쥐고 있다는 착각에 빠져 있다는 점입니다. "이거 언제까지 돼요?", "이거 말고 저걸로 하세요." 같은 지시형 리더십은 똑똑한 인재들을 단순한 '실행 기계'로 전락시킵니다.

반면, 젠슨 황은 '질문의 리더십'을 보여줍니다. 그는 지시 대신 본질을 찌르는 질문을 던집니다.

  • "지금 이 문제가 진짜 시장이 원하는 문제인가요?“
  • "우리가 가진 한계는 무엇이고, 그것을 어떻게 돌파할 수 있나요?“

이런 질문은 직원을 긴장시키는 추궁이 아닙니다. 직원 스스로 전략을 고민하게 하고, 업무의 우선순위(Priority)를 스스로 정립하게 만드는 '생각의 확장 도구'입니다. 리더가 질문을 던짐으로써 실무자는 수동적인 보고자가 아니라, 해당 프로젝트의 '진짜 리더(Owner)'로 성장하게 됩니다.


 

정보의 독점 vs 정보의 광속 공유 (T5T)

조직이 커질수록 겪는 가장 큰 문제는 '동맥경화'입니다. 실무자의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CEO에게 도달하기까지 수많은 중간 관리자를 거치며 왜곡되거나 사라집니다.

엔비디아는 이 문제를 'T5T(Top 5 Things)'라는 아주 심플한 제도로 해결했습니다. 전 직원이 자신이 하는 주요 업무 5가지와 시장에서 관찰한 5가지를 적어 CEO에게 보냅니다.

젠슨 황은 이를 통해 회사의 말단에서 감지되는 '약한 신호(Weak Signal)'를 포착합니다. 실제로 엔비디아가 머신러닝의 태동을 감지하고 GPUAI 연산에 발 빠르게 접목할 수 있었던 것도, 현장 직원들이 보낸 T5T 메일 속 작은 신호들 덕분이었습니다.

정보가 고여 썩는 조직에서는 "내가 뭘 아는지"가 권력이 됩니다. 하지만 엔비디아에서는 "우리가 무엇을 모르는지"를 투명하게 공유하는 것이 미덕입니다.


 

사장실이 없는 CEO vs 문을 닫아건 CEO

엔비디아에는 '사장실'이 없습니다. 젠슨 황은 이방 저방 회의실을 돌아다니며 실무자들과 직접 토론합니다.

인재가 빠져나가는 조직의 리더는 '보고'를 받기 위해 자리에 앉아 있습니다. 직원들은 그 보고를 준비하기 위해 '꾸미는 문서(PPT)'를 만드느라 에너지를 낭비합니다. 반면 엔비디아에서는 "아는 척하기, 얼버무리기, 과장하기"를 엄격히 금지합니다.

리더가 현장에 나와 실무자의 언어로 대화하고 경청할 때, 조직의 '정치'는 사라지고 '문제 해결'만이 남게 됩니다. 젠슨 황이 말한 "우리 회사엔 보스가 없다. 프로젝트가 우리의 보스다"라는 말은 바로 이런 문화를 대변합니다.


 

엔비디아의 방식을 우리 조직/기업에 '이식'하는 법

그렇다면 우리도 당장 내일부터 전 직원에게 "매주 T5T 메일을 써내라"고 해야 할까요? 아닙니다. 3만 명 조직의 '형식'10명 조직에 그대로 가져오면 체하기 마련입니다. 우리는 엔비디아의 형식(Form)이 아니라 원리(Principle)를 훔쳐야 합니다. 초기 기업의 무기는 '속도''솔직함'이니까요.

 

1) ‘보고말고 뉴스를 공유하세요

10명 이하 팀이라면 각 잡고 문서로 정리할 시간에, 차라리 매주 15'위클리 뉴스' 시간을 가지세요. 핵심은 "무슨 일을 했냐"를 검사하는 게 아닙니다.

  • "이번 주에 시장에서 본 가장 흥미로운 건 뭐였어?"
  • "지금 우리 제품에서 가장 마음에 안 드는(불안한) 부분은 어디야?"

특히 '나쁜 뉴스(Bad News)'가 가장 빨리 공유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리더가 "이거 왜 이제 말했어!"라고 화내는 순간 입은 닫힙니다. ", 빨리 발견해서 다행이다. 어떻게 해결할까?"라고 반응할 때, 비로소 '약한 신호'들이 CEO의 귀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2) 이메일 대신 '전용 채널' 하나면 충분합니다

굳이 이메일을 쓸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가 쓰는 슬랙(Slack)이나 디스코드에 #Insight_Drop 혹은 #Weak_Signal 채널을 하나 만드세요.

  • "경쟁사가 이런 기능을 냈는데 반응이 심상치 않아요."
  • "고객 미팅하다가 들은 건데, 요즘 이쪽 예산이 줄고 있대요."

이런 사소한 정보들이 모여 거대한 전략의 단초가 됩니다. 리더의 역할은 여기에 '이모지(반응)'를 달아주고, "이거 재미있는데? 잠깐 이야기하자"며 판을 키워주는 것, 딱 거기까지입니다.


 

마치며

결국 최고의 복지는 '좋은 동료'이고, 그 동료들이 마음껏 뛸 수 있게 판을 깔아주는 것이 '좋은 문화'입니다.

엔비디아의 방식이 정답은 아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리더가 질문하고, 나쁜 뉴스를 환영하며, 형식을 파괴한다"는 그들의 원칙만큼은, 치열한 시장에서 생존해야 하는 우리 스타트업이 반드시 기억해야 할 나침반이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