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kao, 15년을 내다본 전략적 전환점

카카오의 대전환, 그 배경과 방향
9월 23일, 카카오의 if25 1일차 발표내용을 보며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이것이 단순한 기능 업데이트가 아닌, 앞으로 15년을 내다본 근본적 개편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카카오는 "사용자의 목소리와 행동에 주목하며 시대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겠다"며, 자신들을 '탐색하는 공간이자 표현하는 공간'으로 재정의했습니다.

1년 이상 고민해온 흔적이 역력히 드러났습니다. 경쟁자가 늘어나는 환경에서 도태되지 않으려면 어쩔 수 없는 과감한 선택이었을 것입니다. 기존 #검색에서 카나나 검색으로의 전환은 단순한 UI 변화를 넘어선, AI 중심 생태계로의 패러다임 시프트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크리에이터 경제와 AI의 만남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카카오톡의 정체성 확장입니다. "크리에이터 데뷔 무대가 전국민의 카톡이라면?"이라는 제안은 단순히 메신저를 넘어선 콘텐츠 플랫폼으로의 진화를 보여줍니다.

카카오가 주목하고 집중한 지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누구나 크리에이터가 되는 시대의 도래
- 멀티 아이덴티티, 마이크로 팬덤, 1인 브랜드의 부상
- 개인 콘텐츠의 경제적 가치 창출 가능성
특히 "편집, 디자인, 대본작성 등 전문적 기술이 간단한 버튼 클릭으로 가능한 시대"라는 설명에서 AI가 단순한 도구를 넘어 누구나 쉽게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게 하는 핵심 동력이 되고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AI는 나를 대체하는 존재가 아니라 내 콘텐츠를 잘 표현하는 수단"이라는 관점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카카오가 그리는 숏폼 콘텐츠로 완성되는 생태계
카카오톡에 숏폼 콘텐츠가 추가되는 것은 단순한 기능 확장이 아니라고 합니다. "텍스트나 사진보다 더 직관적이고 풍부한 감정을 담을 수 있는" 소통 방식의 진화이며, 카카오톡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전략적 의도가 명확히 드러납니다.
이런 전략 뒤에는 현실적인 위기감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카카오톡의 1인당 월평균 체류시간이 2021년 5월 822분에서 2025년 1월 686분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국내 IT 서비스 이용 시간에서도 유튜브에 한참 뒤처진 30분에 머물고 있습니다. 특히 20대 이하 세대가 인스타그램과 인스타그램DM을 사전인 메신저로 사용하는 현상은 카카오에게 상당한 경각심을 주었을 것입니다.

동시에 ChatGPT, 클로드, 제미나이 등 다양한 AI 서비스들의 등장과 향후 AI Agent 시대에 대한 대비책도 필요했을 것입니다. 미래 변화를 예측하고 대응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번 변화가 다소 갑작스럽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은 남습니다. 고객의 목소리를 좀 더 충분히 듣고 속도 조절을 했다면, 지금과 같은 우려의 목소리는 줄일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오프닝 키노트에서 정신아 대표가 언급한 '사용자의 목소리와 행동에 주목하면서 시대의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겠다'는 표현을 다시 생각해보면, 결국 '사용자의 목소리' 보다는 '시대의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부분에 조금 더 집중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공유된 숏폼 콘텐츠를 보기 위해 다른 앱으로 갈 필요 없이 카카오톡 안에서 볼 수 있도록" 한다는 설명에서 플랫폼 독점 전략이 엿보였습니다. 편리함을 제공하는 동시에 사용자를 생태계 안에 머물게 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그러나, 경쟁 구도에 대한 혼재된 시각
카카오의 전략을 보면서 가장 혼란스러웠던 부분은 진짜 경쟁사가 누구인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AI Agent와 카나나를 강조하는 모습에서는 AI 서비스들을 경쟁사로 보는 것 같았습니다. 특히 ChatGPT와의 협력을 발푤한 것은 메타(Meta)의 AI Agent 생태계를 견제하려는 의도로 읽혔습니다. 메타가 스마트 글래스, 신경 손목밴드 등으로 일상 영역까지 AI Agent 시장을 점유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에서 말입니다.

하지만 크리에이터 무대를 만들겠다는 전략에서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콘텐츠 플랫폼들이 경쟁사처럼 보였습니다. 물론 AI Agent와 콘텐츠 플랫폼이 완전히 분리된 영역은 아니지만, 카카오가 어디에 더 집중하려는지는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고 생각되었습니다.
편리함과 우려 사이
AI 기능들이 가져올 편리함에 대한 기대와 동시에, 개인정보와 대화 내용이 어디까지 활요될지에 대한 우려도 컸습니다. AI가 깊숙이 개입할수록 프라이버시 경계선은 모호해집니다.
카카오가 제시하는 미래는 분명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사용자가 잃을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도 충분히 고민해봐야 할 시점인 것 같습니다.

마치며
카카오의 if25는 단순한 제품 발표회를 넘어선 생존 전략의 공개였습니다. 15년을 내다본다는 것은 현재의 안주를 버리고 미래에 배팅하겠다는 의미입니다. 그 베팅이 성공할지는 시간이 말해줄 것입니다.
다만 확실한 것은, 카카오가 더 이상 단순한 메신저 회사가 아닌 AI 기반 종합 플랫폼으로 변모하려 한다는 점입니다. 이 변화가 사용자에게 진정한 편익을 가져다줄지, 아니면 또 다른 디지털 의존성을 심화시킬지, 그리고 동시에 카카오가 이번 대변화를 통해 또 다른 성장 모멘텀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